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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전자제품

필립스 링고(TAH2000) 질러버림 / 3만원짜리 레트로 헤드폰

by 리븅이 2026. 6. 15.

3줄 요약

  • 또 헤드폰을 샀다. 이번엔 필립스가 100주년 기념으로 낸 레트로 헤드폰 '링고'.
  • 80년대 워크맨 감성 디자인에 홀려서 3만원이라는 가격에 그냥 결제 눌렀다.
  • 아직 안 써봤다. 이건 "샀다는 글"이고, 제대로 된 후기는 따로 쓸 거다.

또 샀다.

얼마 전에 샥즈 오픈닷 원 질러놓고 "이제 당분간 음향기기는 그만"이라고 다짐했는데, 그 다짐이 무색하게 또 헤드폰을 하나 들였다. 이번 범인은 필립스 링고(Ringo), 모델명 TAH2000이다.

미리 말해두자면 이건 사용 후기가 아니다. 오늘 막 결제 눌렀고 아직 받지도 못했다. 그냥 "나 이거 샀다"는 자랑 겸 기록용 글이다. 받아서 제대로 써보면 후기는 따로 쓸 거고, 오늘은 내가 왜 또 이걸 질렀는지 변명을 좀 해보려고 한다.

변명 1: 디자인에 그냥 넘어갔다

솔직히 이게 8할이다.

링고는 필립스가 음향기기 사업 100주년을 기념해서 내놓은 레트로 헤드폰이다. 디자인이 딱 80년대 소니 워크맨 시절 그 헤드폰이다. 얇은 헤드밴드에 동그란 이어컵, 군더더기 하나 없는 클래식한 실루엣. 요즘 헤드폰들이 죄다 빵빵하고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으로 가는데, 이건 정반대로 옛날 감성을 그대로 복각했다.

나는 이런 거에 약하다. 기능이고 스펙이고 따지기 전에 "어 이거 예쁜데?" 하는 순간 이미 장바구니에 들어가 있다. 마침 색상도 블랙, 화이트, 블루 세 가지로 나오는데, 레트로 감성엔 역시 컬러감 있는 쪽이 맛이라 고민하다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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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명 2: 가격이 너무 착하다

이게 두 번째 결정타였다.

이 헤드폰 가격이 3만원 안팎이다. 얼마 전에 내가 산 B&W PX8 S2가 110만원이었던 걸 생각하면... 거의 1/30 가격이다. 이 정도면 "고민할 시간에 그냥 사고 만다"는 영역이다. 디자인 마음에 들고 가격이 3만원이면, 안 사는 게 더 어렵다. 실패해도 타격이 거의 없는 가격이니까.

비싼 거 한 번 크게 지르고 나니까, 오히려 이런 가벼운 지름에 죄책감이 없어진다. 이상한 심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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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스펙은 어떤데

질러놓고 찾아본 스펙은 이렇다. 생각보다 알차다.

  • 블루투스 5.4 (최신 버전)
  • 40mm 다이내믹 드라이버
  • 온이어(귀에 얹는) 방식
  • 재생시간 약 26시간
  • USB-C 충전
  • 무게 80g (꽤 가벼움)
  • 멀티포인트 (두 기기 동시 연결)
  • 전용 앱으로 EQ 조정, 다이내믹 베이스 기능
  • 이어컵 쿠션 두 세트 기본 제공

3만원대 치고는 멀티포인트에 전용 앱 EQ까지 챙겨준 게 의외였다. 재생시간 26시간도 넉넉하고. 물론 코덱은 기본 SBC라 음질 끝판왕을 기대하는 물건은 아니다. 근데 솔직히 이 가격에, 이 디자인에, 음질까지 바라는 건 욕심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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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음향 커뮤니티 쪽 평가를 슬쩍 봤는데 "듣는 것에 집착하지 않는다면 즐길 수 있는 헤드폰"이라는 표현이 있더라. 딱 내가 기대하는 포지션이다. 진지하게 음악 파고들 땐 B&W 쓰면 되고, 이건 가볍게 분위기 내면서 막 쓰는 용도로 생각하고 있다.

정리하면

결국 이번 지름은 음질이나 성능 때문이 아니다. 디자인 + 가격의 콜라보에 넘어간 거다. 레트로 감성 뿜뿜하는 디자인을 3만원에 책상에 올려둘 수 있다는 것, 그거 하나면 충분했다.

B&W가 "각 잡고 듣는 헤드폰"이라면, 링고는 "보기 좋으라고 산 헤드폰"에 가깝다. 역할이 완전히 다르니까 또 산 것도 낭비는 아니라고... 또 스스로를 설득하는 중이다. (이 패턴 어디서 봤다 했더니 샥즈 살 때도 똑같았다.)

아무튼 물건 오면 실제로 어떤지, 디자인값만 하는 건지 아니면 의외로 소리도 쓸 만한지 받아보고 후기로 돌아오겠다.

이번에도 디자인에 넘어간 호구의 기록이었습니다.